반응형 결혼25 이젠 안입어 "난 왜 이렇게 안 춥지?" 평소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영양제란 영양제는 최대한으로 흡입하시는 직장인이 느닷없이 말을 꺼냈다. "몸에 좋은 걸 얼마나 많이 좝솼길래 그래?" 평소 영양제의 'ㅇ' 구경도 안 하고 사는 무직자도 불쑥 말했다. "별 것도 없어."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오만 가지 별 것을 다 드시면서 시치미를 뚝 떼고 직장인이 발끈했다. 뉴스에서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고 호들갑이었고, 실제로 나가 보면 제법 쌀쌀한 겨울바람이 불어대는데도 그 직장인은 '추운 줄 모르겠다'며 새하얀 러닝 차림으로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춥지 않아서, 추운 줄 모르겠어서, 그 남자의 '드레스 코드'는 365일 민소매 러닝이다. 선량한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기 위해, 그 남자의 상의에 대해서만 언급하겠다. 내.. 2023. 11. 29. 이 인간이 정말! "사람 되려면 아직 멀었어. 언제 사람 될래? 아직 멀었어." 라고,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선수 쳐서 하는 '인간'이 한 명 우리 집에 거주하고 있다. 그것도 두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아무 생각 없이(내가 보기엔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 같다. 생각이 있다면 그렇게 말 못 할 것 같다, 나라면. 생각이란 걸 하기나 하는 걸까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과연 저것은 마흔씩이나 먹은 '인간'이 아내라는 사람에게 할 법한 소리인가? 상식적으로 가정 안에서 일어날 법한 일인가? 한 두 번이 아니라 이를 가볍게 생각할 수 없다, 결코. 3 아승지겁의 세월이 흐른다고 해도, 전 세계의 마늘을 다 싹쓸이한다 해도, 누구는 사람이 되긴 글렀다.(고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솔직히.) 굳이 예를 들자면, 바로.. 2023. 11. 21. 당신의 전과 "거기도 결혼 안 한 사람들 많지?" "좀 있지. 여자들이 더 결혼 안 한 것 같더라. 남자는 별로 없으니까." "요즘 사람들은 꼭 다 결혼하려고는 안 하니까. 자기 친구도 아직 결혼 안 했잖아." "응. 아직 안 했어." "하긴 내 친구 중에도 안 한 애 있는데. 자기도 나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결혼도 못하고 있었겠지?" "또 무슨 소리야?" "그때 아버님이 상견례하자마자 당장 결혼시키자고 그랬잖아." "나 좋다고 줄 선 여자들 많았어." "잘못 섰겠지. 난 줄도 안 섰는데." "자기가 몰라서 그렇지 나 좋다는 여자 많았어." "싫다는 여자가 많았던 거 아니고?" "하여튼 너희 엄마는 진짜." 가족이 거실에 다 모이면 자주 등장하는 대화 주제다. 어쩌다 엄마 아빠는 결혼씩이나 하게 되었나. 물론 아이들은.. 2023. 11. 16. 결혼도, 자녀 계획도 진심으로 신중히 "세상에, 애들이 일곱 명이나 된대." "누가?" "방금 모닝스페셜에서 나왔는데 어떤 집에 7번째 아기가 태어났대." "우와, 진짜 애들 많다, 엄마." "그러게. 아휴, 힘들겠다. 둘 키우기도 힘든데. 대단하다." "엄마, 엄마는 우리 키우는 거 힘들어?" 아이 키우기란 예나 지금이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물론 즐겁고 보람 있을 때도 있지만, 힘든 건 힘든 거니까 그렇게 말한 것뿐인데 딸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엄마가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어." 딸이 선창을 하자 아들이 뒤를 이었다. "엄마는 우리 키우면서 힘들었어? 히잉." 아드님도 자못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너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절대 쉽지는 않아. 그렇다고 너희가 엄마를 힘들게 한다는 건 아니야. 아이를 키우는 일이 정말 힘이 드는 일.. 2023. 11. 7.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