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엄마27 바자회의 결말 "엄마, 누나 방에 들어가지 마. 내가 멋진 걸 사 왔거든. 아마 깜짝 놀랄 거야." 아드님이 드디어 컴백하셨다.학교에서 바자회를 막 마치고 싱글벙글하며 혼자만 신나셨다.분명 혼자만 신난 게 맞다.적어도 나는 신나지 않았다.아드님 말씀이 맞다.나는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깜짝 놀랄 예정이었다.깜짝 놀라지 않고는 못 배길 그런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으므로."우리 아들, 제발 인형만은 참아 줘. 이미 집에 많이 있잖아. 응?"바자회가 있던 날 아침 아드님게 신신당부했다.물론 나의 간절한 부탁이 어느 정도 아드님의 구매 의지에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매우 미미하겠지만 그래도 해 보는 데까지는 해 볼 생각이었다."엄마. 기다리고 있어. 내가 아주 멋진 걸로 사 올 테니까."그래, 멋진 거라. 최소한 .. 2024. 12. 26. 엄마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다니 "엄마는 국민학교 다녔어?"응.""진짜 옛날 사람 맞네.""국민학교 다니면 옛날 사람이야?""지금은 초등학교라고 하잖아. 옛날 사람들은 국민학교 다녔다며?""그래도 엄마는 오전 반 오후 반으로 나눠서 할 때 다닌 건 아니야.""아무튼 옛날 사람 맞잖아." 옛날 사람이면 뭐 하고 요즘 사람이면 뭐 하려고 그러지?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면 뭐 하고 초등학교를 다니면 뭐 한다고 걸핏하면 나의 과거를 들추는지 모르겠다.가만 보면 딸은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하며 내가 발끈하는 모습에 재미가 들린 것 같았다.또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뭘 배워서 저럴까?수업 시간에 무슨 내용을 보았길래 이렇게 집에 와서 확인하려는 걸까?가끔 딸은 뭔가 단단히 착각하는 것 같았다."너희는 정말 좋겠다. 날마다 학교에서 맛있는 급식 먹을 수 .. 2024. 11. 21. 그때 신부님이 해 주신 말씀 "엄마, 나도 오늘 학교 끝나고 붕어빵 사 먹고 올게." 이번엔 아들이었다. 전날 제 누나가 붕어빵 얘기를 하는 것을 듣자마자 용돈부터 챙겼다. 그것도 (내 눈에만) 거금을... "나 오늘 붕어빵 사 먹었다. 얼마나 맛있었게?" 딸이 제 동생에게 자랑도 아닌 자랑을 하자 아들이 냉큼 기회를 잡았다. "엄마. 그럼 나도 내일 친구들이랑 붕어빵 사 먹을래." 누나가 하는 건, 특히 먹는 일에 관해서는 절대 지지 않는 아들이다. 항상 딸은 아들로 하여금 뭔가에 분발하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래. 먹고 싶으면 먹고 와.(이번엔 너한테 기대해도 되겠지? 너는 만에 하나라도 엄마 몫을 챙겨 오겠지?)" 딸이 혼자서만 맛있게 붕어빵을 사 먹고, 은근히 내 몫까지 기대했다가 결국 아무 콩고물도 내게 떨어지지 않은지.. 2024. 10. 22. 엄마 = 옛날 사람 "엄마, 엽전 알지?" "알지." "엄마는 당연히 써 봤겠지? 어땠어?" "그게 무슨 소리야?" "엄만 우리 집에서 가장 나이가 많잖아. 안 써봤어?" 걸핏하면 우리 집에서 나이 가지고, 내 나이 가지고 아이들은 저런 식이다. 그 집의 가장 연장자는 당연히 엽전을 써 봤어야 하는 건가?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논리람? 잠깐, 진정해야 해. 나이 많단 소리에 동요되어선 안돼. 딸아, 넌 엄마에게 황당함을 줬어. "엄마, 옛날에는 엽전을 돈으로 썼다면서?" "그랬지." "엄마 엽전 본 적 있어?" "있지.(=책에서만 봤지)"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엄만 역시 옛날 사람이야."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옛날에 엽전을 돈으로 썼잖아. 그리고 엄마는 옛날 사람이잖아. 엽전 본 적도 있다며?" "그.. 2024. 10. 15. 이전 1 2 3 4 ··· 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