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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근무 중에 이런 일도14

공무원의 친목활동, 야구 관람 "나, 다음 주에 친목 활동한다고 야구장 갈 것 같아.""그래?"  근래에 그 양반에게서 들은 가장 아름다운 문장이었다.나는 또 그렇게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그래, 헛살지 않았어.나도 분명히 전생에 지은 복이 하나라도 있긴 있어.있겠지?있을 거야.있어야 해."그런 거 싫어하는 사람이 또 억지로 가게 생겼네. 어떡해?"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렇게 말하는 얼굴은 세상 기쁜 마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그냥 좋았다.늦을 거라는 얘기에 좋았다.그것도 자그마치 밤늦은 시각에 귀가할 거라는 암시에 오래간만에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하지만 그런 내 속마음을 누구에게 들켜서는 아니 된다."다음 주는 비 예보도 없던데 어떡해? 할 수 없이 끌려가게 생겼네. 안 됐다.""진짜 가기 싫은데.""안 가면 안 돼?(=.. 2024. 6. 18.
4월은 몰라서 잔인한 달 "식목일 행사 준비는 다 됐어? 누구도 오시고 누구도 오시고 누구도 오시는데." 나무 심는데 왜 '굳이' 그 많은 분들이 산꼭대기까지 오시는 걸까. 정말 이해되지 않은 일이었다.(물론 나만) 준비하고 말 것도 없이, 아니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식목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해에 나는 산업계 산림 당당자였다. 전 해에 복지계에 첫 발령을 받고 같은 사무실에서 이듬해 1월에 산업계로 내부 인사이동이 있었다. "우선 직원이 올 때까지만 거기 있어." 라고 면장님 이하 계장님께서 말씀하셨으므로 나는 어서 빨리 다른 직원이 오기만 기다렸다. 계의 특성상 복지계는 사회복지직으로 자리가 채워지는데 내가 발령받았던 해는 그쪽 자리가 하나 비어서(단지 빈자리가 있어서였다) 그 자리에 그냥 나를 앉힌 것이다.. 2024. 4. 4.
워킹맘이라고 다 그런 건 아니다 "왜 애들 핑계를 대?" "아니, 난 애들이 있으니까 좀 늦을 수도 있는 거지." "애들이 있어도 뭐 하는 게 있어? 아침에 애들 밥을 해서 먹이길 해? 옷을 입혀주길 해? 아니면 애들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기를 해?" 양심이 있다면, 적어도 그에게 양심이란 게 있다면 절대 저런 식으로 말해서는 아니 되었다. 세상에 핑계 댈 게 없어서 애들 핑계를 댄단 말인가? 본인이 늦은 거면서 애먼 애들 핑계를 대다니! 맞벌이 시절, 남(의)편은 승진을 목표로 학교에서 교육청으로 옮겼고, 나는 승진이고 뭐고 조신하게 다니던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당장 두 아이들 뒷바라지도 벅찰 때였다. 게다가 딸과 아들은 사정상 다른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있을 때였다. 평소 나는 남(의)편이 빠릿빠릿한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했던지라 그날도 .. 2024. 3. 21.
아픈 것보다 선거가 더 중요해 "너 아픈 건 안 됐지만, 선거가 내일모레인데 언제 출근할래? 지금 선거 준비 때문에 정신없이 바쁜데 일은 하러 나와야지." 더도 덜도 아니고 딱 저렇게 말씀하셨다, 그분은.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나는 절대 저 말이 잊히지 않는다. 무슨 원한 맺은 사이도 아니고 원수 진 일도 없고, 미워서도 아니고 그냥, 그냥 남아 있다. 원망하지도 않고, 원망할 일도 아니고, 원망한들 달라질 게 무엇 있겠는가. 하지만, 그 말이 가슴에 맺힌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계속 뇌리에 남는 거다. 왜냐면 그때는 내가 병원에 일주일 가까이 입원 중이었으니까, 임신 8개월 차에 급성신우염으로 입원을 하고 너무 아파서 그냥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그러면 고통 같은 건 느낄 수 없을 테니 차라리 아무 감각도 느끼지 못했으.. 2024.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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