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부모43 또 나가? "엄마, 이번 주에 우리 특별한 계획 없지?""응, 아직까지는. 왜?""나가서 놀게.""또?" 딸은 계속 나가고 있다.친구들과 만나고 친구들과 먹고 마시고 논다."근데 나가서 뭐 하고 놀아?""할 건 많지. 일단 친구들이랑 점심 같이 먹고 노래방도 가고 놀이터에서 놀고 다있소도 가고.""하루에 그걸 다 해?""그럼!""피곤하겠다. 적당히 놀아.""에이, 괜찮아. 엄마는 나이 들어서 힘들겠지만 우린 하나도 안 힘들어."가만, 갑자기 거기서 엄마 나이는 왜 나오는 거라니?하긴 정말 나도 왕년에는 잘 놀긴 했었지.물론 여기에서 '잘 놀았다'는 말의 의미는 정말 완전히 먹고 마시고 밤을 새우고 쓰러지기 직전까지 놀았다는 말은 아니다. 내 기준에서 잘 놀았다는 건 그냥 딱히 하는 거 없이도 친구들과 하루종일 시내.. 2024. 11. 25. 엄마가 그랬다는 증거 있어? "우리 아들, 오늘 학예회 잘했어? 우리 아들은 보나 마나 잘했겠지?""응. 잘했지.""부모님들 많이 오셨어? 별로 안 오셨지?""아니, 그래도 많이 오셨던데? 꽃다발도 진짜 큰 걸로 사 오셨더라.""꽃다발도 갖고 오셨어?""응. 학교 앞에서 팔았거든.""그랬구나. 엄마 안 가서 혹시 서운했어?""아니, 괜찮아. 엄마 아프잖아.""엄마도 갔으면 좋았을 텐데. 내년엔 꼭 가야겠다.""아니야. 꼭 안 와도 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아들 눈치를 보아하니 살짝 서운해하는 기색이 있었다.하지만 이미 다 끝나버린 일이었다."학예회 때 엄마 갈까?"몇 주 전에 학예회에 참석 여부를 조사했었다.가고 싶기도 하고 안 가고 싶기도 해서 아이들에게 물어봤었다."아니야, 엄마. 꼭 의무 아니니까 괜찮아."하지만 그게 진심인.. 2024. 11. 22. 자기 전에 또? "밥을 먹은 것도 같고 안 먹은 것도 같고 그러네." "밥을 먹은 것 같은 게 아니라 먹었어." 또, 이제 곧 자야 할 시간인데 밤 10시가 다 되어 가는데 또 그런다. "밥 먹었어?" "몇 번을 물어봐? 난 진작 다 먹었다니까." "왜 난 밥을 안 먹은 것 같지?" "밥만 안 먹었지 다른 건 다 먹었잖아. 피자 먹고 배도 먹고 애들이랑 치킨도 먹고 먹을 건 다 먹었구만." 나만 집에 없어서 나만 빼고 나머지 세 멤버가 패스트푸드로 살짝 이른 저녁 먹었다고 들었다. "이제 자야 하는데 뭘 또 먹으려고 그래? 밥이랑 빵도 있고 유부초밥도 만들어 놨잖아. 토마토도 있고 감도 깎아 놨고 고구마도 쪄 놨잖아. 배고프면 아무 거나 그냥 다 먹어. 뭐가 문제야?" "문제없어." 그러니까 아무거나 그냥 잡수라고. 설.. 2024. 10. 26. 엄마가 자수할게 "솔직히 엄마가 스마트폰 쓰는 거 보면 어때? 하루 종일 엄마가 그것만 들여다보고 있어?" "아니." "엄마는 필요할 때는 쓰고 안 써도 될 때는 안 쓰잖아." "그렇지." "엄마도 의식을 하고 쓰고 있는 거야. 별생각 없이 있다 보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계속 그것만 보게 될 때가 있긴 하거든." "엄마도 그래?" "엄마도 사람인데 그렇지. 하지만 엄마는 가능하면 너무 거기에 빠지지 않으려고 해." "그런 거였어?" "세상 일은 어쩔 땐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 줘야 할 때도 있는 거니까.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될 때가 많이 있어. 그래서 더 힘든 건지도 몰라." 딸은 과연 내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 알아 들었을까? 최소한 나와 함께 지내는 동안은 내가 어떻게 스마트폰을 이용.. 2024. 10. 23. 이전 1 2 3 4 ··· 1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