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남편113 병원에서 그랬지 "당신은 일도 안 하는데 왜 그렇게 자주 아파?"그 양반이 물었다."나라고 아프고 싶어서 아프겠어?"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이었지만, 유치하기 그지없었지만, 나는 대꾸했다.세상에 아프고 싶어 아픈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인연 없는 중생은 구제하기 어렵다는 그 진리의 말씀만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작년에도 병원 방문으로 한 해를 시작했는데 올해도 연초부터 병원을 다녀왔다.갑자기 연말에 몸이 안 좋아졌다.통증 때문에 잠도 잘 수 없었고, 겨우 잠들었다가도 통증 때문에 다시 깨기를 반복했다.먹을 수도 없었다.정말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고통만 느낄 수 없게 해 준다면 무슨 일이라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작년에 유독 여기저기 많이 아파서 병원에 자주 들락거렸었는데 해가 끝나 갈 무렵까지도 병원을 다.. 2025. 2. 3. 또 이거네 "내가 다시 운동화 주문했어." 갑자기 그 양반이 일방적인 메시지를 보내왔다.새 운동화를 산 지 겨우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다.그러니까 순식간에 나는 새 운동화가 두 켤레나 생긴 것이다."자꾸 신어야 길이 들어서 편해지지. 신어서 길들여 봐.""그렇긴 한데...""안 되겠다. 내가 하나 더 주문해야겠다.""아니야. 됐어!""가만있어 봐.""이미 새 운동화 샀는데 뭐 하러 또 산다고 그래?""당신이 그 운동화 진짜 좋아했잖아."언제부터 그 양반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 사 주셨던고?새 운동화 산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일을 벌이려고 그러시는고?설마설마했던 일이 결국에 일어나고야 말았다."결제했어. 근데 녹색은 없어서 그냥 흰색으로 했어."끝내 해내셨구나."새로 운동화 산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사?""번갈아 .. 2024. 12. 21. 사주겠다는 남자 "여보! 얼른 와 봐. 빨리빨리. 얼른!""왜?""일단 빨리 와 봐.""나 바쁜데.""얼른 오라니까. 빨리!" 또 갑자기 숨 넘어가는 소리를 하시던 그 양반,그러나 여느 때처럼 내가 가서 확인한 결과, 숨은 넘어가지 않았다. 다만 스마트폰 화면이 자꾸 이리저리 넘어가고 있을 뿐이었다."여보, 저번에 그 운동화 당신이 좋아했지. 내가 하나 사 줄게." 라는 말을 시작으로 그 양반은 폭풍 검색에 돌입하셨다, 아주 본격적으로."아니야. 아직은 더 신을 수 있을 것 같은데?"막아야만 한다.저지해야만 한다 마구 클릭하는 그의 검지 손가락을."아니야, 내가 사 줘야지."한 번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반드시 해내고 마는 그 양반은 내 앞에서 굳게 다짐하며 사이트를 들락날락하셨다. "괜찮아. 비록 앞부분이 갈라지고 뒤꿈.. 2024. 12. 20. 우리 집에 호구가 살고 있어요 "이 포도씨유도 4개나 들어 있는데 할인을 엄청 많이 하는 것 같더라. 몇 개 안 남았길래 다른 사람이 가져가기 전에 내가 얼른 집어 왔어. 나 잘했지? 당신 할인하는 거 좋아하잖아.""할인을 많이 하는 것 같을 때 사는 게 아니라 정말 할인을 하는 게 맞는지 확인해 보고 샀어야지. 물건은 할인한다고 사는 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필요한 걸 사야 하는 거라고. 할인했다고 하면 용량을 줄였다거나 같은 무게인데 나눠 담아서 결국은 가격은 그대로인데 얼핏 보기에는 할인이 많이 들어간 것처럼 착각하게 한 건 아닌지 그런 걸 알아봐야지.""진짜 마지막으로 하는 할인이라고 했다니까.""그럼 진짜로 마지막이라고 하지 가짜로 마지막이라고 할까? 솔직히 말해 봐. 나 몰래 보따리 장사 나가려고 그러지? 저거 떼어다가 다시.. 2024. 12. 16. 이전 1 2 3 4 ··· 2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