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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97

그냥, 차라리, 전 여자친구를 "제주도나 갈까?" 또 병이 도졌다.갑자기 바람 넣고 느닷없이 저돌적으로 나오는 데에는, 하여튼 뭐 있다.아무리 전날 과음을 했다손 치더라도 이건 좀 아니었다."특가 떴는데. 보통 같으면 이 정도 가격은 절대 있을 수 없어."나는,이런 막무가내식 여행 제안도 절대 있을 수 없었으면 좋겠다.(고 가만 생각해 보았다.)"언제 갈 건데 벌써 말해?"그래, 얼토당토않을 예정이지만 들어나 보자."오늘 밤. 11시 비행기야. 배보다 더 싸."어머님, 어머님 아들 이런 줄 다 알고 결혼시키신 거죠?그때가 저녁 8시가 막 넘은 시각이었던 것 같다.한숨은 이럴 때 쉬라고 있는 거겠지?"오늘 갈 건데 벌써 얘기하면 어떡해? 내일 아침에 얘기했어야지!""뭐 준비할 것도 없잖아. 그냥 간단히 먹을 거 좀 챙기고 옷이나 몇 벌.. 2024. 12. 28.
또 이거네 "내가 다시 운동화 주문했어." 갑자기 그 양반이 일방적인 메시지를 보내왔다.새 운동화를 산 지 겨우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다.그러니까 순식간에 나는 새 운동화가 두 켤레나 생긴 것이다."자꾸 신어야 길이 들어서 편해지지. 신어서 길들여 봐.""그렇긴 한데...""안 되겠다. 내가 하나 더 주문해야겠다.""아니야. 됐어!""가만있어 봐.""이미 새 운동화 샀는데 뭐 하러 또 산다고 그래?""당신이 그 운동화 진짜 좋아했잖아."언제부터 그 양반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 사 주셨던고?새 운동화 산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일을 벌이려고 그러시는고?설마설마했던 일이 결국에 일어나고야 말았다."결제했어. 근데 녹색은 없어서 그냥 흰색으로 했어."끝내 해내셨구나."새로 운동화 산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사?""번갈아 .. 2024. 12. 21.
사주겠다는 남자 "여보! 얼른 와 봐. 빨리빨리. 얼른!""왜?""일단 빨리 와 봐.""나 바쁜데.""얼른 오라니까. 빨리!" 또 갑자기 숨 넘어가는 소리를 하시던 그 양반,그러나 여느 때처럼 내가 가서 확인한 결과, 숨은 넘어가지 않았다. 다만 스마트폰 화면이 자꾸 이리저리 넘어가고 있을 뿐이었다."여보, 저번에 그 운동화 당신이 좋아했지. 내가 하나 사 줄게." 라는 말을 시작으로 그 양반은 폭풍 검색에 돌입하셨다, 아주 본격적으로."아니야. 아직은 더 신을 수 있을 것 같은데?"막아야만 한다.저지해야만 한다 마구 클릭하는 그의 검지 손가락을."아니야, 내가 사 줘야지."한 번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반드시 해내고 마는 그 양반은 내 앞에서 굳게 다짐하며 사이트를 들락날락하셨다. "괜찮아. 비록 앞부분이 갈라지고 뒤꿈.. 2024. 12. 20.
우리 집에 호구가 살고 있어요 "이 포도씨유도 4개나 들어 있는데 할인을 엄청 많이 하는 것 같더라. 몇 개 안 남았길래 다른 사람이 가져가기 전에 내가 얼른 집어 왔어. 나 잘했지? 당신 할인하는 거 좋아하잖아.""할인을 많이 하는 것 같을 때 사는 게 아니라 정말 할인을 하는 게 맞는지 확인해 보고 샀어야지. 물건은 할인한다고 사는 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필요한 걸 사야 하는 거라고. 할인했다고 하면 용량을 줄였다거나 같은 무게인데 나눠 담아서 결국은 가격은 그대로인데 얼핏 보기에는 할인이 많이 들어간 것처럼 착각하게 한 건 아닌지 그런 걸 알아봐야지.""진짜 마지막으로 하는 할인이라고 했다니까.""그럼 진짜로 마지막이라고 하지 가짜로 마지막이라고 할까? 솔직히 말해 봐. 나 몰래 보따리 장사 나가려고 그러지? 저거 떼어다가 다시.. 202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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