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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나의 기쁨=나의 고통

매달 57만원 말고 그때 공무원 연금 일시금을 받았더라면

by 그래도 나는 2024.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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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나중에 공무원 연금 매달 얼마 받는다고 했지?"

"57만 원."

"그거 받을 수 있을까?"

"모르지, 나도."

"그냥 그때 일시금으로 받을걸 그랬어. 나중에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잘 모르겠다."

"지금 변경할 수 있으면 일시금으로 받는 게 어때?"

 

그러게, 내 말이.

그게 어디 쉬운 문제여야 말이지.

그게 어디 순간 결정할 일이냔 말이다.


"나는 이미 물 건너갔고 당신이라도 받아야 할 텐데. 지금도 불안한데 거의 20년 남았는데 그거 받을 수나 있겠어?"

"2041년부터 준대."

"65세부터 받는 거 아니었어?"

"난 2041년에 연금 개시한다고 왔어."

" 그냥 일시금으로 다 받아놨어야 됐어. 안 그래?"

"나중에 확실히 매달 준다는 보장만 있으면 나도 그냥 이대로 두고 싶다."

"만약에 안 주면?"

"재수 없는 소리 하지도 마."

"지금도 봐봐. 당장 퇴직한 사람들은 다 잘 받고 있지만 우린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라. 나야 지금도 근무하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당신은 이미 그만뒀으니까 지금이라도 어떻게 해 봐."

"그래서 지금이라도 일시금으로 받으라고?"

"알아봐서 가능하면 그렇게 받는 게 어때?"

"진짜 잘 모르겠어. 당연히 주겠거니 하고 꼬박꼬박 냈는데 불안하긴 하다."

"생각해 봐. 만약에 확률이 반반이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어려워."

"그때 일시금으로 받으면 얼마나 된다고 했지?"

"5,700만 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6,000이 안 됐던 것 같아."

"그래?"

"그럼 지금이라도 그걸 받아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야."

"받아서?"

"일단 받아야지. 그리고..."

"그리고 뭐."

"어디 투자를 한다든지. 예를 들면 믿을만한 주식 같은 데다가."

이 양반이 목적이 이거였구만?

혹시 또 나 몰래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 거 아냐?

"투자는 무슨 투자야. 아무것도 모르는데. 괜히 내 연금 건들 생각하지 마. 그냥 없다고 생각해."

"난 당신 생각해서 그러지."

"내 생각은 안 해줘도 된다니까."

"아무튼 잘 생각해 보라고. 앞일은 모르는 거니까. 연금 개혁 한다고 한다고 해 놓고 아무도 손 안 대고 있잖아. 진작에 했어야 하는데 다들 나 몰라라 하고 있고. 안 그래?"

"그게 정말 이해 안 되긴 하네. 앞일이 뻔한데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나중에 매달 받는 거 말고 지금이라도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는지 알아나 봐."

"진짜 어렵다. 확실히 준다는 보장만 있으면 나야 받을 때까지 그냥 놔두고 싶지. 근데 사실 받을 수나 있을지 불안하기도 하고. 남들은 어떻게 했을까? 지금 근무하는 사람들은 어때?"

"나도 걱정이다. 당신처럼 이미 끝낸 사람은 차라리 더 낫지. 선택할 수라도 있으니까."

"그래도 어떡해. 꼭 줄 거라고 믿어야지. 지금 당장은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특히 재직자들은."

"아무튼 문제가 많아."

"문제야 많지. 아무것도 모르는 나도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도대체 그쪽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을까?"

"그러게 말이다."


아휴, 둘이서만 이렇게 심각하면 무엇하나.

아직도 어떤 선택이 더 나은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이미 다 정리한 전직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 와중에 계속 불안한 상태로 근무하게 될 현직자는 오죽하랴...